무언가 용서를 청해야 할 저녁이 있다.
맑은 물 한 대야 그 발 밑에 놓아 무릎 꿇고
누군가의 발을 씻겨줘야 할 저녁이 있다.
흰 발과 떨리는 손의 물살 울림에 실어 나지막이,
무언가 고백해야 할 어떤 저녁이 있다.
그러나 그 저녁이 다 가도록
나는 첫 한마디를 시작하지 못했다
누군가의 발을 차고 맑은 물로 씻어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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