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법 먼곳으로 출장을 다녀왔다.
목적지는 경남 함양.
이른 아침, 잠이 덜 깬 희미한 의식을 씻겨주는 차갑고 깨끗한 바람과 투명한 하늘빛에 감사하며 차에 몸을 실었다.
창을 열고 가을바람을 실컷 맞을 수는 없겠지만, 이왕이면 드라이브하는 기분으로 다녀오자는 생각을 하면서 분주한 도시의 아침을 벗어나서 목적지로 달려갔다.
도시가 숨쉬기 시작하는 아침이 지나면 나른한 오후가 오고, 이내 휴식 같은 저녁이 올 것이다. 그 저녁에는 나도 다시 이 도시로 돌아와 있을 것이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마음이 조급해졌다.
아내를 위한 만찬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그런 생각이 든다.
습관화 되어버린 게으름과 무관심, 누구에게든 덜하지 않고 더하지도 않은 똑같은 무게로 느껴지는 생활고.
이런 것들로 인해 언제부턴가 고맙다는 말에, 감사한다는 표현에 인색해진 것은 아닐까?
‘각성을 하자‘
살아오면서 늘 죄스러웠고, 그만큼 가슴 아리게 감사해야 할 사람이 있었다.
어머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어머니는 십수년 전에 이미 돌아가셨다.
살아가는 내내 한 번도 감사의 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을 사무치게 후회할 것 같다.
다시 같은 후회를 안고 살아가지 않으려면 ‘지금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감사하고 살자.’
그러다 갑자기 단 한 번도 아내를 위해 요리를 해준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 앞 수퍼에 들러 한참을 골똘히 이것저것 골랐다.
15년을 사먹는 밥에 익숙해진터라, 먹을 것을 만든다는 것이 내게는 무리인가 보다.
부랴부랴 어설픈 장을 보고, 집으로 와서 이것저것 해보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와서 저녁상 차리는게 장난이 아니겠구나...’ 느끼면서
어설픈 솜씨에 어설픈 맛이지만 나름 아내를 위한 만찬-간단한 쪽파강회 한 접시정도지만-을 준비했다. 기뻐할 아내의 모습을 생각하니 입가에 미소가 흐른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무언가를 내손으로 준비한다는 것은 얼마나 두근거리고 기쁜일인가?
어떤 모습으로든 소중한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살아가고 싶다.

나름 공을 들여 준비한 쪽파강회

아내는 무척이나 기뻐했다. 아내가 찍은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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